PCE 악재 막은 엔비디아…한은 금리 인상에도 삼전·닉스 상승

오늘 미 증시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감 속 보합권에서 소폭 하락 마감했습니다.
- 나스닥 100 지수: 29,224.52 (15.29/+0.05%)
- S&P 500 지수: 7,675.70 (1.58/−0.02%)
-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53,469.36 (113.01/−0.21%)
장 마감 이후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을 앞두고 거래량이 제한된 가운데, 개장 전 발표된 PCE 데이터가 시장 예상보다 상회한 것이 증시의 상단을 제한했습니다.
미국의 7월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인 +0.1%를 상회했습니다.
전년 대비 상승률 역시 3.7%로 전월 3.6%보다 높아졌으며,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3%를 기록했습니다.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크게 웃돌면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지표 발표 전 약 36%에서 44% 수준까지 높아졌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다시 4.66%선으로 올라섰습니다.

반면 메타는 약 1.1% 상승하며 빅테크 가운데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메타가 미국 51개 주·지역 법무장관 연합과 진행해온 청소년 소셜미디어 유해성 소송에서 최대 약 171억달러 규모의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이번 합의를 통해 메타는 청소년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이용시간 제한, 야간 접속 차단, 유해 콘텐츠 접근 제한 등 대규모 안전장치를 도입하는 대신 장기간 이어질 수 있었던 소송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하게 됐습니다.
특히 시장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합의금 자체보다 ‘최악의 경우’를 피했다는 점입니다.
소송이 끝까지 진행돼 메타가 패소할 경우 일부 추산에서는 잠재적인 제재 규모가 최대 1조4,000억달러까지 확대될 가능성까지 거론됐는데요. 이는 메타에게 단순한 일회성 비용을 넘어 기업가치 자체를 흔들 수 있는 극단적인 법률 리스크였습니다.
결국 약 170억달러의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이처럼 불확실성이 큰 꼬리위험을 제거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날 시장의 진짜 변화는 정규장 종료 이후 나타났습니다.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 962억 2,000만달러와 조정 EPS 2.22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모두 뛰어넘었고, 3분기 매출 전망 역시 1,080억달러로 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여기에 FY2028 매출이 약 70% 성장할 수 있다는 장기 전망까지 제시되면서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4% 이상 상승했습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은 관련 AI·반도체 기업으로도 즉각 확산됐습니다.
시간 외 거래에서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은 각각 3%대, 마벨은 약 3% 상승했으며, AI 클라우드 업체 네비우스와 코어위브 역시 각각 6%대와 5%대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즉 이번 실적이 단순히 엔비디아 한 기업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넘어, 최근 시장에서 제기됐던 AI 투자 피크아웃 우려를 일부 완화시키면서 AI 인프라 밸류체인 전반으로 매수세를 확산시킨 겁니다.

이러한 엔비디아 실적의 영향은 국내 증시에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코스피는 엔비디아 실적 직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장 초반 +2.76% 급등한 6,996.12까지 올라 7,000선 탈환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오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발표 이후 상승폭은 빠르게 줄어들었습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존 2.75%에서 3.00%로 0.25%p 인상하며 지난 7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연속 금리 인상 사례로는 역대 네 번째이며, 금리 인상을 시작한 직후 곧바로 두 번째 인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준금리가 다시 3%대로 올라선 것도 2024년 11월 이후 약 1년9개월 만입니다.
이번 결정에서는 예상보다 강한 경기와 함께 높아지고 있는 근원물가 압력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로 낮아졌지만 근원물가는 오히려 2.6%까지 상승했고, 한국은행은 올해와 내년 근원물가 전망을 모두 2.5%로 상향했습니다.
여기에 반도체 수출 호조를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도 기존 2.6%에서 3.3%로 대폭 높였는데요.
결국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 강한 반도체 경기와 내수 회복이 오히려 물가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판단한 겁니다.
이에 따라 오늘 국내 증시에서는 상당히 흥미로운 힘겨루기가 나타났습니다.
엔비디아 어닝 서프라이즈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상승 → 코스피 급등
이라는 흐름이 장 초반 나타났지만,
한국은행 ‘백투백’ 금리 인상 → 국내 유동성 부담 확대 → 상승폭 축소
라는 반대 방향의 재료가 곧바로 등장한 겁니다.
실제로 코스피는 장 초반 6,996선까지 올라섰다가 금리 인상 발표 직후 상승률이 한때 0.5% 수준까지 축소됐으며, 이후 다시 반등해 현재 6,900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장 초반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각각 약 1%대와 2~3%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