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물 20년 만에 최고·유가 90달러 돌파…미 증시 랠리 흔들
📌 [매크로 & 증시 시황]

오늘 미 증시는 하락 마감했습니다. 최근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상승세를 이어오던 시장에 국제유가와 장기 국채금리의 동반 상승이 결정적인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 S&P 500 지수: 7,745.06 (40.70/−0.52%)
-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53,465.36 (272.03/−0.51%)
- 나스닥 100 지수: 29,995.38 (50.76/−0.17%)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다시 고조되고 있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었습니다.
지난 6월 미국과 이란이 체결했던 MOU의 60일 협상 시한이 종료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는데요.
해당 합의는 이란 핵 프로그램과 미국의 대이란 제재 등을 포함한 보다 광범위한 최종 합의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제 문제 등을 두고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이란 측이 협상에 실패할 경우 "기존의 방어적인 정책에서 벗어나 전면적인 공세적 군사 태세로 전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긴장감이 다시 높아졌습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내 안전한 선박 통행이 여전히 보장되지 않는 가운데 선박 운항량도 크게 감소한 상황이며, 이란이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대한 추가적인 군사 행동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우려를 키웠습니다.
여기에 더해 친이란계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의 교전이 계속되면서 미국과 이란뿐 아니라 홍해와 사우디를 둘러싼 전선까지 동시에 유지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 속 브렌트유 선물은 전일 같은 시간 대비 2.20% 상승한 배럴당 91.16달러, WTI 선물은 2.97% 상승한 배럴당 84.14달러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최근 7월 CPI와 PPI가 둔화되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되는 듯했지만, 국제유가가 다시 빠르게 상승하면서 향후 물가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재차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 이날 시장에 더욱 큰 부담을 준 것은 장기 국채금리의 급등이었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약 4.72%대까지 상승했고,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약 6bp 상승한 5.31%를 기록하며 지난달 고점을 넘어섰는데요. 이는 2007년 금융위기 직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캐나다 30년물 국채금리 역시 2010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고, 독일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의 장기 국채금리도 2011년 이후 높은 수준에 도달하는 등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에서 장기물 매도세가 나타났습니다.

결국 유가와 장기금리의 동반 상승이라는 증시에 가장 부담스러운 조합이 나타나면서 시장 전반에서는 매도세가 우세했습니다.
특히 S&P500 내에서는 장중 기준 상승 종목이 약 150개 수준에 그친 반면 350개 이상의 종목이 하락하며 지수 하락폭보다 실제 시장 내부의 분위기는 더욱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와 완전히 반대되는 흐름을 보인 곳은 역시나 메모리와 반도체 섹터였습니다.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한 상황에서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1.64% 상승 마감하며 상대적인 강세를 이어갔는데요.
특히 지난주 인베스터데이 이후 강력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샌디스크가 8.80% 급등했으며, 웨스턴디지털(+5.35%), 시게이트(+2.19%) 등 스토리지 기업들도 동반 상승했습니다.
여기에 주말 사이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대한 추가적인 긍정적인 전망이 전해지면서 마이크론(+4.13%), SK하이닉스 ADR(+3.04%) 역시 강세를 이어갔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HBM뿐 아니라 DRAM과 기업용 SSD, NAND 수요까지 장기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다시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음 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마벨 테크놀로지 역시 5.54% 상승하며 반도체 섹터 상승에 힘을 보탰습니다. 마벨은 AI 데이터센터용 네트워크와 커스텀 반도체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 발표에서도 AI 인프라 투자 흐름을 확인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반면 대부분의 비반도체 업종에서는 약세가 나타났습니다.
특히 최근 상승세를 이어왔던 대형 기술주와 소프트웨어 기업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고, 특히 최근 실적 발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던 마이크로소프트가 3.04% 크게 하락했습ㄴ다.
섹터별로는 국제유가 상승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은 에너지 기업들이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으며, 일부 헬스케어 종목 역시 방어적인 흐름을 나타냈습니다.

한편 최근 좋은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스페이스X는 4.45% 상승한 146.23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장중에는 149.80달러까지 상승하며 150달러선에 근접했는데요.
최근 골드만삭스와 UBS, 모건스탠리, 도이치뱅 등 월가 대형 은행들이 잇따라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한 가운데, 기존 우주·스타링크 사업뿐 아니라 Grok을 중심으로 한 AI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호평까지 더해지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시장이 스페이스X의 AI 사업 가치를 여전히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최근 공개된 Grok 4.6 역시 경쟁 모델 대비 가격 경쟁력과 AI 성능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결국 오늘 시장은 AI와 반도체 산업 자체의 펀더멘털이 악화되면서 하락한 장이 아니라, 중동 리스크가 다시 확대되면서 국제유가와 글로벌 장기금리가 동시에 상승한 데 따른 매크로 부담이 시장 전반을 눌렀던 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 소비 둔화 여부와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까지 더해지는 만큼, 낮아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증시를 다시 지지할 수 있을지 또는 유가와 장기금리 상승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이어질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 [기업 이슈]

한편 엔비디아가 OpenAI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직접적인 금융 지원과 독점적인 반도체 공급을 결합하면서 AI 인프라 생태계 내 영향력을 한 단계 더 확대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OpenAI가 장기간 임차할 예정인 미국 오하이오주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최대 1,050억 달러 규모의 금융 보증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해당 캠퍼스는 소프트뱅크 계열 SB Energy가 개발하며, 최종적으로 최대 8GW 규모의 AI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인데요. OpenAI는 해당 시설을 향후 20년 동안 임차하게 됩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이번 1,050억 달러가 단순히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 건설비를 직접 지불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엔비디아는 OpenAI의 일부 임대료와 전력비, 그리고 시설의 최소 자산가치를 보증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의 신용도를 높여 SB Energy가 보다 원활하게 대규모 부채를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와 별도로 SB Energy에 15억 달러를 직접 투자하며 지분 관계까지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그 대가로 엔비디아는 해당 오하이오 캠퍼스의 독점적인 AI 반도체 공급사로 자리 잡게 됩니다. 1차적으로 약 800MW 규모의 설비가 2028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며, 이후 초기 프로젝트가 약 4.25GW까지 확대된 뒤 전체 8GW 규모로 확장될 전망입니다.

젠슨 황 CEO는 초기 4.25GW 프로젝트만으로도 향후 엔비디아에 최대 2,000억 달러의 매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엔비디아는 이제 단순히 “AI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 GPU를 판매하는 기업”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계약에는 엔비디아 입장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잠재적인 금융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현재와 같은 AI 산업의 고성장이 지속되고 OpenAI가 경쟁력을 유지한다면 엔비디아는 대규모 GPU 수요를 장기간 선점하면서 별다른 문제 없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요.
반대로 OpenAI가 향후 앤트로픽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거나 예상만큼의 매출과 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해 데이터센터 임대료와 전력비를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할 경우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계약에서 엔비디아는 단순한 반도체 공급자를 넘어 OpenAI의 임대료와 전력비 일부, 그리고 오하이오 데이터센터의 최소 자산가치까지 보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OpenAI가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해당 데이터센터를 다른 고객에게 다시 임대하거나 매각한 뒤에도 보증된 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손실분을 엔비디아가 일부 부담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특히 최악의 시나리오는 OpenAI의 경쟁력 약화와 AI 인프라 투자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엔비디아는 OpenAI로부터 기대했던 대규모 GPU 매출이 감소하는 동시에, 이미 제공한 금융 보증에서 실제 손실까지 발생하는 이중적인 부담을 떠안을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전략은 AI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전제에서는 엔비디아가 막대한 미래 GPU 수요를 미리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지만, 반대로 AI 투자 사이클이 예상보다 빠르게 꺾이거나 OpenAI의 사업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고객의 성장을 지원해 자사 제품을 판매한다’는 구조가 오히려 엔비디아의 재무 리스크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엔비디아 소식은 오라클·AMD·브로드컴에는 일정 부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먼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은 오라클입니다.
오라클은 지난해 OpenAI와 약 3,000억 달러 규모의 5년간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체결했으며, 별도로 OpenAI와 함께 미국 내 4.5GW 규모의 추가 Stargate 데이터센터 용량을 구축하기로 하는 등 최근 AI 클라우드 성장의 상당 부분을 OpenAI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오하이오 프로젝트는 오라클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OCI를 통해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기존 구조와 달리, OpenAI가 SB Energy의 시설을 직접 20년간 임차하고 엔비디아가 금융과 컴퓨팅 인프라를 직접 지원하는 구조입니다.
기존 오라클 계약이 축소되거나 취소된 것은 아니지만, OpenAI의 향후 막대한 추가 AI 컴퓨팅 수요 중 일부를 오라클을 거치지 않고 엔비디아·SB Energy가 직접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가 만들어졌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오라클은 최근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필요한 막대한 CAPEX와 부채 증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OpenAI와의 3,000억 달러 계약이 오라클 AI 성장 스토리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OpenAI의 신규 데이터센터가 오라클이 아닌 다른 인프라 사업자를 통해 확대될 경우 OCI의 장기 성장 기대치를 일부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오라클의 주가는 2.55% 하락한 146.65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최근 소프트웨어 섹터의 약세와 함께 부진한 주가 흐름을 나타냈습니다.

AMD 역시 경쟁 측면에서는 부담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AMD는 지난해 OpenAI와 총 6GW 규모의 AMD Instinct GPU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MI450 기반 첫 1GW 설비 구축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OpenAI가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AMD를 본격적인 제2 공급자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당시 AMD의 AI 경쟁력을 상징하는 계약으로 평가됐습니다.
그러나 이번 오하이오 프로젝트에서는 최대 8GW에 달하는 대규모 신규 AI 컴퓨팅 용량이 엔비디아 반도체로 독점 구성될 예정입니다. 이는 AMD와의 기존 6GW 계약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지만, OpenAI가 앞으로 확보할 추가적인 컴퓨팅 인프라 가운데 상당한 물량이 다시 엔비디아 생태계로 고정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날 AMD 역시 지난 거래일 급등 이후 1.61% 하락한 506달러에 마감했습니다.

결국 이번 계약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엔비디아가 단순한 반도체 공급업체가 아니라 AI 인프라의 ‘자본 공급자’ 역할까지 맡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엔비디아의 장기 GPU 수요와 AI 생태계 지배력 측면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동시에 OpenAI라는 동일한 초대형 고객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오라클의 클라우드, AMD의 GPU, 브로드컴의 커스텀 ASIC에는 신규 수주 경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번 발표는 “경쟁사 물량을 엔비디아가 빼앗았다”기보다는, 앞으로 새롭게 늘어날 OpenAI AI 인프라의 상당 부분까지 엔비디아가 선제적으로 잠갔다는 관점에서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합니다.
한편 오늘 엔비디아 주가 -0.07% 수준의 보합권에 머물렀다는 점은 시장이 이번 거래를 무조건적인 호재로만 보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엔비디아가 최대 1,050억 달러의 보증까지 제공하면서 자사 GPU 수요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최근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순환 출자’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 측은 이번 거래가 순환 금융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에게는 향후 OpenAI가 실제로 이 막대한 컴퓨팅 투자에 걸맞은 수익과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결국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