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센트도 못 막은 장기금리 급등…주주환원 승부수 던지는 메모리 반도체
📌 [매크로 이슈 & 미 증시 시황]

오늘 미 증시는 하락 마감했습니다.
-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52,764.27 (704.09/−1.32%)
- S&P 500 지수: 7,641.16 (66.82/−0.87%)
- 나스닥 100 지수: 29,213.16 (212.86/−0.72%)
전날 미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가 시장을 잠시 안정시켰지만, 불과 하루 만에 장기금리가 다시 상승했고 국제유가와 미국 소비에 대한 우려까지 동시에 확대되면서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압박했습니다.
미 재무부는 전날 10~30년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확대하면서 장기채 시장 안정에 직접 나섰는데요. 베센트 재무부 장관은 오늘 CNBC 인터뷰에서도 향후 매입 규모가 종목당 4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며 “재무부에는 여전히 큰 정책 툴킷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도 국채금리의 재상승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저점인 약 4.633%에서 4.703% 부근까지 올라 저점 대비 약 7bp 상승했고, 30년물 역시 약 5.181%에서 5.251%까지 약 7bp 반등했습니다.
베센트 장관의 인터뷰 직후 금리가 잠시 내려오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매도세가 나타나면서 10년물은 결국 4.70% 부근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즉 시장은 재무부가 직접 장기채를 매입하는 것만으로 현재의 장기금리 상승 압력을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현재 미국 국가부채는 이미 40조 달러를 넘어섰고, 연간 재정적자는 2조 달러를 웃도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최근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회사채·사모대출 발행까지 겹치면서 미국 정부와 기업이 동시에 막대한 장기 자금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미국과 이란 사이의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다시 확대됐습니다.
베센트 장관은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고, 오는 월요일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해상 봉쇄에 강력한 경제 제재까지 결합한 이른바 ‘원투 펀치’를 가하겠다는 입장인데요. 동시에 동맹국과 다른 국가들에게 이란과의 관계를 선택해야 할 시점이라고 압박했습니다.
다만 베센트 장관은 강력한 경제 압박을 가하는 만큼 대규모 군사 행동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이를 곧바로 군사적 확전 선언으로 해석하기보다는 미국이 군사 압박보다 경제 봉쇄의 강도를 한 단계 더 높이려는 움직임으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그럼에도 시장은 공급 차질 위험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브렌트유는 이날 +2.4% 상승한 배럴당 93.78달러, WTI는 +2.3% 오른 87.83달러에 마감하며 모두 7월 24일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국제유가는 5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통행 역시 전쟁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어 당분간 에너지 가격이 미국 인플레이션과 장기금리에 동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날 시장에서는 장기금리 상승 + 유가 상승 + 소비 둔화 우려라는 세 가지 부담이 동시에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월마트 실적이 시장에 또 하나의 경고 신호를 보냈습니다.
월마트는 분기 실적에서 비교매출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높은 휘발유 가격으로 소비자들이 다른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9.15% 급락했습니다.
이에 코스트코와 달러트리, 앨버트슨 등 다른 유통기업들도 1~2%대 동반 하락했는데요. 최근 소매판매와 고용지표가 둔화된 상황에서 유가 상승까지 이어지자 시장에서는 높은 에너지 가격이 미국 소비를 실제로 압박하기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경계감이 커졌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S&P500 11개 섹터 가운데 9개 업종이 하락했습니다.
필수소비재와 헬스케어가 각각 -1.93%로 가장 크게 하락했고 경기소비재 역시 -1.80%를 기록했습니다. 전날 임상 성공으로 177% 폭등했던 모더나는 하루 만에 -23.5% 급락하며 헬스케어 섹터를 끌어내렸고, 높은 유가에 민감한 로열캐리비안과 카니발 역시 각각 4% 이상 하락했습니다.
반대로 국제유가 상승의 수혜를 받은 에너지는 +0.40%, 금리 상승에도 선별적인 매수가 들어온 부동산은 +0.15%를 기록하며 단 두 개 섹터만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반적인 약세 속에서도 예외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인 곳이 바로 메모리와 일부 반도체 기업들이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53% 상승하며 3대 지수와 반대되는 흐름을 나타냈는데요. SK하이닉스 ADR은 +4.43%, 마이크론은 +3.97%, 마벨은 +5.79% 상승했고, 시게이트(+2.12%), 샌디스크(+2.02%), 웨스턴디지털(+1.51%) 등 메모리·스토리지 관련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 ADR에는 전날 발표된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이 미국 투자자들에게 본격적으로 반영됐습니다. SK하이닉스는 11월 19일까지 약 2,407만 주를 매입한 뒤 전량 소각하고,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AI 메모리 호황으로 확보한 현금을 적극적으로 주주들에게 되돌리겠다는 정책이 최근 주가 조정 이후 투자심리를 빠르게 회복시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이크론 역시 메모리 산업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재확인했습니다. 산제이 메로트라 CEO의 CNBC 인터뷰에서 AI 수요가 공급 증가 속도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2027년 메모리 수급이 2026년보다 오히려 더 타이트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현재 고객들과 장기간 공급량과 가격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공급계약도 확대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이날 마이크론은 향후 10년간 100억 달러를 투자하는 아이다호주 보이시 AI 메모리 연구소 계획까지 발표하며 차세대 메모리 기술과 AI 컴퓨팅에 대한 장기 투자를 확대했습니다.
마벨 역시 전날 구글과 체결한 맞춤형 AI 반도체 협력 확대가 계속해서 주가를 지지했습니다.
구글이 TPU를 비롯한 AI 가속기와 스토리지·네트워킹용 맞춤형 실리콘 공급망을 마벨까지 확대하면서 브로드컴에 집중돼 있던 구글 AI 반도체 공급 구조가 다변화될 가능성이 부각됐고, 이에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즉 오늘 미 증시 전체는 약했지만,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오히려 AI 데이터센터 수요 장기화 + 공급 부족 + 주주환원 확대라는 세 가지 호재가 시장의 매크로 부담을 일부 상쇄한 모습입니다.
📌 [국내 증시 시황]

한편 오늘 국내 증시에서도 이러한 메모리 강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 초반 하락 출발했던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빠르게 낙폭을 회복했고, 14시 이후 1.4% 이상 상승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ADR의 상승을 이어받아 3%대, 삼성전자 역시 5%대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에서는 SK하이닉스에 이어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 발표 가능성이 부각됐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늘 오후 이사회를 열어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논의할 예정이며, 시장에서는 전체 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특별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이 함께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현재 삼성전자는 2024~2026년 누적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규모와 방식은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확정한 내용이 아닙니다.
삼성전자는 장 마감 직후인 금요일 오후 4시에 세부사항 논의를 위한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이후 세부적인 내용을 기업 공시를 통해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오늘 한·미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부분은 시장 전체의 투자심리는 장기금리와 유가 상승으로 다시 약해졌지만, 메모리 반도체의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섹터와 종목이 하락했음에도 마이크론·SK하이닉스 ADR·스토리지 기업들이 상승했고, 한국에서는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주주환원에 삼성전자까지 대규모 주주환원 기대가 더해지면서 국내 반도체 투톱이 다시 지수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핵심은 재무부의 추가 바이백에도 5%를 웃돌고 있는 미국 장기금리가 실제로 안정될 수 있을지, 그리고 월요일 발표될 이란 추가 제재가 국제유가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대를 다시 얼마나 자극할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