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스크’에 다시 흔들리는 반도체, ‘AI 경쟁’ 속 엔비디아 제치고 1위 수성한 애플
📌 [미 증시 시황]

오늘 뉴욕 증시는 개장 전만 해도 기분 좋은 상승세로 출발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디 인포메이션을 통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상하이 소재 기업이 중국 최초로 국산 액침형 DUV(심자외선) 노광 장비 생산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분위기가 반전되었습니다.
전일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창신메모리(CXMT)가 이번 공모 자금을 바탕으로 대규모 설비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는데요.
하필 절묘한 시점에 해당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에서는 이 막대한 자금이 상하이의 노광 장비 업체 등 중국 반도체 공급망 전반으로 흘러 들어가 기술 자립을 앞당기는 연쇄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걱정이 민감하게 작용했습니다.
미국의 규제로 ASML의 장비 수급에 어려움을 겪던 중국 기업들이 자체 생산 장비를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입니다.
해당 장비가 ASML의 독점품인 EUV(극자외선)처럼 최첨단 공정용은 아니며, 중국이 여전히 반도체 기술력을 추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에 민감해진 시장이 크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설상가상으로 엔비디아가 오픈AI에 2,500억 달러 규모의 금융 보증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반도체 섹터의 악재를 키웠습니다. 이번 보증을 통해 오픈AI는 오하이오주 파이크 카운티에 10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건설할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는 작년부터 시장에서 꾸준히 지적되어 온 '엔비디아발 순환출자' 우려를 다시 자극했습니다. 아직 적자 상태이자 비상장 기업인 오픈AI가 엔비디아의 AI 칩을 구매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자체 보증을 활용해 자금을 빌려 충당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방식이 다소 기이하고 위험하다는 시각이 존재하는 데다, 오픈AI뿐만 아니라 AMD, 인텔, 네비우스, 코어위브 등 다수의 테크 기업들이 이와 유사한 자금 조달 구조에 얽혀 있어 시장의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었습니다.
결국 이 두 가지 대형 악재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반도체 섹터 전체가 강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주요 종목별로는 샌디스크(-11.02%), ASML(-7.57%), AMD(-5.17%), 엔비디아(-4.99%)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최근 반도체주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는 소프트웨어 섹터는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오라클이 4.27% 상승했는데요. 오라클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을 통해 오픈AI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왔기 때문에, 오픈AI가 엔비디아를 통해 추가 자금 조달 보증을 확보한 소식이 오라클의 실적 및 수주 환경에 오히려 호재로 인식된 덕분입니다.

한편, 오늘 엔비디아가 5% 가까이 하락한 반면, 애플은 전 거래일 대비 +1.17% 상승한 336.91달러에 장을 마치며 무려 15개월 만에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되찾아왔습니다. 종가 기준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4조 9500억 달러를 기록해 엔비디아(약 4조 760만 달러)를 다소 앞질렀습니다.
최근 순환매 장세,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감, AI 버블론 재조명에 따른 반도체 투매, 빅테크의 과도한 자본 지출(CapEx)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극심한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순수 AI 테크주 대비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적고, 실물 소비자의 손에 필수적으로 존재하는 애플 기기 생태계의 안정감 및 단가 인상에 따른 장기 매출 성장 기대감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결국 오늘 미 증시는 반도체의 하락세가 두드러졌으나 알파벳(+2.13%), 마이크로소프트(+1.94%), 애플(+1.17%) 등 주요 빅테크 및 금융, 헬스케어, 소매 섹터가 버텨주며 지수별로 엇갈린 행보를 보였습니다. 나스닥100 지수는 0.32% 하락한 28,039.21에 마감한 반면, S&P500 지수는 +0.02% 상승한 7,413.18, 다우 지수는 +0.51% 상승한 52,215.23을 기록했습니다.
📌 [한국 증시 시황]

미 증시 반도체 섹터의 폭락 온기는 오늘 한국 증시에 그대로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내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가 정오 기준 12% 이상 폭락하며 1,583,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모레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 역시 11% 넘게 급락하며 223,000원 선을 기록 중입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의 가파른 하락에 코스피 지수 또한 개장 직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극심한 변동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무려 654포인트(-9.69%) 폭락하며 한때 6,090선까지 밀려났으며, 이제는 6,000선 붕괴 위험이라는 유례없는 시험대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