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까지 압박하는 美 대이란 봉쇄…엔비디아 7일째 하락한 이유
📌 [매크로 이슈&증시 시황]
오늘 미 증시는 기술주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약세를 보이며 혼조 마감했습니다.
- 나스닥 100 지수: 29,023.18 (285.68/−0.97%)
- S&P 500 지수: 7,652.86 (21.51/−0.28%)
-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53,422.35 (140.03/+0.26%)
지수만 보면 하락폭은 크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반도체와 AI 관련주에 매도세가 집중됐습니다.
최근 시장의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미국 장기 국채금리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날 금리 움직임은 초안과 조금 다릅니다.
미 재무부가 약 1조달러에 가까운 TGA(Treasury General Account·재무부 일반계정)를 장기 국채 바이백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번 TGA 관련 소식은 지난주 발표된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 정책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움직임입니다.
미 재무부는 최근 10~20년물과 20~30년물 국채의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는데요.
그동안 시장에서는 “그 돈을 어디서 마련할 것인가”가 핵심 문제였습니다.
가장 유력했던 방식은 단기 국채인 T-bill을 추가로 발행해 그 돈으로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단기채 발행 → 장기채 매입 → 장기물 공급 부담 완화
구조로, 베센트 장관은 이를 직접 ‘Treasury Twist’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재무부가 연준에 보유하고 있는 약 9,400억~9,500억달러 규모의 TGA 현금 일부를 먼저 활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겁니다.
이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의미가 있습니다.
T-bill을 동시에 새로 발행하지 않고 이미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먼저 사용한다면 시장에서는 즉각적인 신규 국채 공급 없이 재무부가 장기채를 매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일정 기간 동안
장기채 수요 증가 → 장기채 가격 상승 → 장기금리 하락
효과가 조금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즉 국채 문제를 없애는 정책이라기보다 ‘지금 당장 시장이 흡수해야 하는 장기채의 듀레이션 부담을 줄이고, 일부 조달을 미래 또는 단기물로 이동시키는 정책’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베센트 장관 역시 이날 기존 장·단기 국채 경매 일정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고, 확대된 새로운 바이백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아직 단 한 장의 국채도 매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로운 확대 프로그램은 9월 9일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때문에 채권시장에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이 남아 있습니다.
미국 국가부채가 40조달러를 넘어섰고 연간 재정적자가 2조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 수십억달러 단위의 장기채 매입만으로 구조적인 공급 부담을 제거할 수는 없다는 건데요.
최근 채권시장이 ‘금리가 조금 떨어지면 장기채를 다시 파는 Selling on Strength’ 성격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 역시 이런 배경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즉 재무부가 원하는 것은 명확합니다.
단기금리는 연준에 맡기더라도, 주택담보대출·기업 대출·주식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최대한 안정시키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시장은 결국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국채 공급이라는 펀더멘털이 바뀌지 않는 이상 재무부의 금융공학만으로 장기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추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편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날 이란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한 새로운 정책인 ‘Operation Economic Outcast’도 공식 발표했습니다.
미국은 이란의 원유 수출과 금융 거래를 포함한 글로벌 수익원을 차단하는 동시에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와 기업들까지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배제할 수 있는 2차 제재 확대를 예고했습니다.
이번 조치에서는 디지털자산·금·기술·항공·해운 등 5개 산업을 2차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는 영역으로 확대했고, 약 60개의 개인·기업·선박을 신규 제재 대상에 포함했습니다.
베센트 장관은 이를 “전 세계에 걸친 이란의 금융 연결망에 대한 경제적 공세”로 규정했습니다.
특히 중요한 대상은 역시 중국입니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인데요.
베센트 장관은 이란산 원유를 현금으로 전환하는 금융 생태계에 참여한다면 “어떤 국가도 미국의 제재 범위 밖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날 실제 발표된 제재 대상에는 이란 원유 거래에 관여하는 것으로 의심받아온 중국의 주요 금융기관들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오는 9월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과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AI와 무역 문제까지 핵심 의제로 예정된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 대형은행에 직접적인 2차 제재를 적용할 경우 미중 관계 전체가 다시 크게 악화될 수 있습니다. 결국 “중국도 예외가 없다”는 강한 메시지와 실제 집행 사이에서 미국이 어느 정도 강도로 압박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이날 발표된 제재가 사전에 예고됐던 ‘경제적 D-Day’라는 표현만큼 즉각적이지는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은 각국에 이란과의 거래를 중단할 시간을 주겠다며 즉각적인 대규모 2차 제재를 실행하지 않았고, 중국 은행도 건드리지 않았는데요.
즉 미국은 군사적 압박보다 경제적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시장은 아직 이를 이란 원유 공급이 즉각적으로 추가 차단되는 수준의 조치로 받아들이지는 않은 것입니다.

동시에 중동 긴장을 완화하려는 외교적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해온 파키스탄의 육군참모총장 아심 무니르는 테헤란 방문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통화를 요청했으며, 미국 측의 핵심 요청 가운데 하나는 파키스탄이 영향력을 활용해 이란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이었습니다.
무니르는 이후 테헤란에서 이란 지도부와 회담했고, 페제시키안 대통령과도 만나 확전 방지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협상을 통한 해결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역시 이날 파리에서 회담하는 등 중동을 둘러싼 외교적 접촉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편 오늘 메모리 반도체와 AI 관련주의 급락에는 여러 악재가 동시에 겹쳤습니다.
가장 먼저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감이 강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오는 수요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날 -2.91% 하락했는데요.
이로써 무려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2022년 9월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긴 연속 하락 기록을 세웠습니다. 최근 7거래일 동안 누적 하락률 역시 약 7.5%에 달합니다.
현재 시장의 기대치가 워낙 높은 만큼 투자자들은 단순한 실적 서프라이즈보다 엔비디아의 다음 분기 가이던스와 차세대 AI 가속기 수요, 빅테크 CAPEX가 실제 매출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려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AI 산업을 둘러싼 정치적 규제 리스크도 새롭게 부각됐습니다.
텍사스의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최근 전력망 안정성 문제를 이유로 신규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연결 승인을 일시 중단했고, AI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지역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며 강도 높은 비판까지 내놨습니다.
웰스파고 역시 중간선거를 앞두고 AI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정치권의 강경한 발언이 새로운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즉 시장은 이제 단순히
AI칩 수요가 얼마나 늘어나는가
뿐 아니라
전력망·규제·금융조달·지역사회 반발 속에서 실제 데이터센터를 계획대로 지을 수 있는가
까지 보기 시작한 겁니다.
여기에 메모리 산업에서는 다시 중국 변수가 부각됐습니다.
애플은 메모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중국 최대 DRAM 제조업체인 CXMT의 메모리 사용 허가를 미국 정부에 요청해온 상황인데요.
CXMT는 미 국방부의 중국 군 관련 기업 명단에 포함돼 있지만, 현재 그 자체만으로 애플이 CXMT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법적으로 완전히 금지된 상태는 아닙니다.
최근 일부 시장에서는 9월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해 미국 정부가 제한적인 범위에서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사용을 용인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만약 실제로 애플이 CXMT를 공급망에 포함할 수 있게 된다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독점하고 있는 글로벌 DRAM 시장에서 중국 업체가 대형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날 반도체와 AI 기술주에는 샌디스크는 6.45%, 마이크론 5.83%, 웨스턴디지털 5.24%, SK하이닉스 ADR 4.92%, AMD 3.49%, 인텔 3.12%, 엔비디아 2.91% 하락했습니다.
시게이트 역시 6.51% 급락하면서 최근 가장 강했던 메모리·스토리지 기업들이 오히려 이날 시장의 최대 낙폭 종목군으로 돌아섰습니다.
결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70%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시장 전체가 생각만큼 약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S&P500의 11개 업종 가운데 무려 8개 업종이 상승했고 하락한 업종은 3개에 불과했습니다.
즉 상승한 업종 숫자는 훨씬 많았지만, 시가총액이 큰 반도체·기술주가 크게 떨어지면서 S&P500 전체 지수는 하락한 겁니다.
이날 금융주의 상대강도도 두드러졌습니다.
JP모건은 1.4%, 비자는 3.0% 이상 상승했고 마스터카드 역시 약 3.3%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강세는 최근 높은 에너지 가격과 경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전반적인 소비·결제 규모가 아직 크게 둔화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와 맞물렸습니다.
월마트는 2.69%, 코스트코는 약 2.5%, 코카콜라도 약 1% 상승하며 경기 방어적인 소비주 역시 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장 폭을 보면 NYSE에서는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보다 1.08배 많아 거의 균형에 가까웠던 반면,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에서는 1,955개 종목이 상승하고 2,934개가 하락,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의 약 1.5배에 달했습니다.

특히 아마존은 +1.33% 상승했습니다.
Business Insider에 따르면 아마존은 고객에게 배송되기 직전의 최종 물류 거점인 Delivery Station을 AI와 로봇으로 대폭 자동화하는 ‘Project Tetromino’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내부 계획에서는 로봇을 활용해 분류와 차량 적재 업무를 자동화하고, 기존 물류 거점보다 패키지 처리 속도를 약 2.5배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다만 아직 초기 단계의 프로젝트이며 아마존 측은 보도된 투자 규모나 구체적인 일정이 최종 계획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시장이 AI 기업들의 막대한 CAPEX 대비 실질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점점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점에서, AI를 이용해 실제 물류비와 인건비를 낮출 수 있다는 사례는 아마존의 AI 투자 논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좋지 않은 주가 흐름을 이어가던 메타 역시 이날 +1.66% 상승했습니다.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메타는 향후 몇 주 안에 소비자용 AI 에이전트 플랫폼 ‘Hatch’를 출시하고, 오는 10월에는 새로운 AI 모델인 ‘Watermelon’을 공개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Hatch에는 여러 단계의 유료 구독제가 검토되고 있으며, 가장 높은 프리미엄 상품의 경우 월 199.99달러까지 부과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높은 가격이지만 그만큼 훨씬 높은 사용 한도를 제공해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경쟁사의 유료 AI 서비스와 직접 경쟁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 부분은 최근 메타 주가에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메타는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계속해서
“그 돈을 언제 실제 AI 매출로 전환할 것인가”
라는 질문이 제기돼왔기 때문입니다.
Hatch와 Watermelon이 성공적으로 유료화된다면 광고 이외의 AI 직접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AI CAPEX와 잉여현금흐름 감소를 우려해온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내부 문건을 기반으로 한 보도이며 메타가 가격이나 출시 일정을 공식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알파벳 역시 +0.94% 상승했습니다.
구글 클라우드는 이날 버라이즌과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하고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를 포함한 구글의 풀스택 AI 기술을 버라이즌 전반으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버라이즌은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를 고객 서비스뿐 아니라 네트워크 운영, 마케팅, 사내 직원 생산성 향상 등에 활용할 예정인데요.
특히 현재 구글 클라우드 기반 AI 플랫폼이 버라이즌으로 들어오는 월간 소비자 전화·채팅 상담의 대부분을 처리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를 더욱 확대할 계획입니다.
최근 AI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이 ‘얼마나 많은 AI 모델을 만들었는가’에서 ‘실제 대기업 고객이 얼마나 AI를 돈을 내고 사용하는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글에게는 의미 있는 계약입니다.
결국 오늘 시장은 지수만 보면 S&P500과 나스닥이 하락했지만, 내부적으로는 훨씬 복합적인 흐름을 보였습니다.
S&P500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상승했고 금융·소비주와 일부 빅테크에는 오히려 매수세가 들어왔습니다.
반면 반도체에서는 엔비디아 실적을 앞둔 포지션 축소와 높은 장기금리, 중국 메모리 경쟁, AI 데이터센터 규제와 자금조달 부담이 겹치면서 강한 매도세가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이날 S&P500과 나스닥의 하락은 시장 전체의 투자심리가 무너졌다기보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AI·반도체 기업들의 조정이 지수를 아래로 끌어내린 영향이 더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이를 판단할 핵심 이벤트들이 연이어 예정돼 있습니다.
먼저 수요일에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연준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PCE 물가지수가 공개됩니다.
이어 금요일에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잭슨홀 미팅에서 연설할 예정인데요.
결국 이번 주 시장의 핵심 질문은 두 가지입니다.
엔비디아가 다시 한번 AI 수요가 꺾이지 않았음을 증명할 수 있는가.
그리고
미 재무부가 TGA까지 활용해 장기금리를 누르려는 상황에서 워시 의장이 인플레이션과 금리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것인가.
두 이벤트의 결과에 따라 최근 반도체 조정이 단순한 차익실현으로 끝날지, 아니면 AI주 중심의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조정으로 이어질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